SK텔레콤, 1914년 말모이 글씨 AI로 되살려 무료 글꼴로 공개
한글날 캠페인 영상 ‘2026 말모이’에 1914년 사전 원고를 AI 모델 A.X K2로 분석하는 과정을 담았다. 한글 2,350자를 갖춘 ‘말모이체’는 누구나 내려받아 쓸 수 있다.

SK텔레콤이 한글날을 맞아 캠페인 영상 ‘2026 말모이’를 공개했다. 1914년 「말모이」 원고를 자체 AI 모델 A.X K2로 분석해 글꼴을 만들고, 순우리말을 골라 책으로 엮는 과정을 담았다. 약 4분 길이의 영상에는 배우 김대명이 내레이션으로 참여했다. 국립국어원과 국립한글박물관도 함께했다.
1914년 사전 원고, 어떻게 글꼴이 됐나
「말모이」는 주시경과 제자들이 1911년 조선광문회에서 편찬을 시작한 우리말 사전 원고다. 주시경이 세상을 떠난 뒤 작업이 멈춰 끝내 완성되지 못했다. 지금 국립한글박물관에 남은 것은 1914년에 쓰인 한 권이다. 일러두기인 ‘알기’와 본문, ‘찾기’, ‘자획 찾기’를 갖춘 이 원고는 2020년 보물로 지정됐다.
작업은 원고를 데이터로 옮긴 뒤 손글씨 모양을 분석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SK텔레콤은 A.X K2가 원고의 획과 글자에서 공통된 특징을 찾아 자음과 모음을 정리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수천 개의 글자 조합으로 늘린 결과물이 ‘말모이체’다. 회사는 A.X K2가 한국어를 학습의 출발점으로 삼아 한국어 문맥과 문화 이해에 강점을 두도록 설계됐다고 밝혔다.
말모이체, 누구나 내려받아 쓴다
말모이체는 완성형 한글 2,350자를 지원한다. 굵기는 ‘가늘게’, ‘보통’, ‘굵게’ 세 가지다. SK텔레콤은 누구나 내려받아 쓸 수 있는 오픈 폰트로 공개한다고 밝혔다. 박물관에 보존된 원고의 글씨를 이제 문서나 메시지에 직접 골라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SK텔레콤은 이번 캠페인을 소개하는 뉴스룸 콘텐츠에도 말모이체를 적용했다.
글꼴 제작과 함께 순우리말을 고르는 작업도 진행했다. A.X K2는 국립국어원의 ‘표준국어대사전’과 국민이 참여해 만드는 한국어 사전 ‘우리말샘’을 분석해 순우리말 100개를 골랐다. 햇빛이나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잔물결을 뜻하는 ‘윤슬’이 포함됐다. 달빛에 은백색으로 보이는 물결을 이르는 ‘은결’, 천이나 나뭇잎이 느릿하게 굽이지는 모양을 나타내는 ‘너울너울’도 뽑혔다.
뽑은 단어에는 품사와 뜻풀이를 붙여 사전처럼 정리했다. 말모이체로 적은 단어 아래에는 자음과 모음을 하나씩 풀어 담았다. 이를 인쇄해 묶은 책이 『인공지능이 모은 아름다운 순우리말 100』이다. 이 책은 국립한글박물관에 기증될 예정이다.
100년 전 목소리도 영상에 담겼다
영상은 글씨뿐 아니라 우리말을 남긴 목소리도 다룬다. 도입부에는 이극로가 1928년 파리에서 녹음한 조선어 설명이 나온다. 그 음반은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남아 있다. 영상에는 AI로 재현한 말모이 편찬 모습과 가갸날 관련 기록도 들어갔다. 1926년 처음 열린 가갸날 기념식은 올해로 100년을 맞았다. 가갸날이라는 이름은 1928년 한글날로 바뀌었다.
박미영 국립국어원 언어정보과 학예연구관은 기록 수단이 디지털 기술과 AI로 넓어져도 우리말을 다음 세대에 전한다는 의미는 이어진다고 평가했다. 옛 원고의 글씨를 쓸 수 있는 글꼴로 되살리고, 사전 속 단어를 다시 골라 남기는 것이 이번 캠페인의 핵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