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험사들이 모인 블루크로스블루실드협회(BCBSA)가 9월 24일(현지시간) 병원의 AI 사용과 의료비 증가를 연결하는 분석을 내놓았다. 회원 보험사의 청구 자료를 이름을 지운 상태로 살펴본 결과다. 2023년부터 2025년까지 입원 환자를 더 복잡한 사례로 분류하는 청구가 늘었다는 것이다. 협회는 이 때문에 더 나간 돈을 9억 4,200만 달러로 추정했다.

논쟁의 중심에는 병원이 보험금을 청구할 때 쓰는 AI 도구가 있다. 환자에게 어떤 치료를 권할지 정해 주는 도구가 아니다. 진료 내용을 어떤 진단으로 기록하고 얼마를 청구할지 돕는 도구다. 같은 입원이라도 기록에 어떤 진단이 붙느냐에 따라 보험사가 주는 돈이 달라진다는 점이 쟁점이다.

진단이 하나 늘면 청구액도 오를까

BCBSA에 따르면 이 AI 도구는 검사 결과와 진료 기록을 훑어 주된 입원 사유 외의 진단을 찾아낸다. 병원이 진료 내용을 보험 청구용 코드로 정리하는 작업을 돕는 셈이다. 추가 진단이 붙으면 그 입원 건이 더 많은 돈을 받는 분류로 옮겨질 수 있다.

협회는 추정 금액의 약 70%인 6억 5,000만 달러 이상이 이런 추가 진단과 관련됐다고 설명했다. 병원 시스템의 60% 이상이 이런 AI 도구를 쓴다고도 밝혔다. 보험사 측이 문제 삼는 것은 도구를 쓰는 것 자체가 아니다. 진단 기록이 늘어난 만큼 실제 치료도 늘었는지다.

보험사와 병원, 무엇을 두고 다투나

BCBSA는 진단 코드가 늘어난 만큼 치료도 늘었다는 증거를 찾지 못했다고 주장한다. 지난 3월에는 출산 관련 입원 청구에서 같은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에는 주요 장 수술 사례까지 분석 범위를 넓혔다. 다만 9억 4,200만 달러는 청구 자료로 계산한 추정치다. 이 숫자만으로 개별 진단이 부당했다거나 AI가 지출을 직접 늘렸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미국병원협회(AHA)는 8월 공개한 자료에서 보험사 주장을 반박했다. 입원 환자의 상태 자체가 달라졌고, 증상이 가벼운 환자의 진료가 외래로 옮겨간 영향도 있다는 설명이다. 의료진이 기록을 확인하는 절차와 청구 규정을 지킬 의무도 적용된다고 강조했다. 이 반박은 9월 분석에 대한 답이 아니라, 그보다 앞서 나온 보험사 주장을 겨냥한 것이다.

한국 병원비에도 해당되는 얘기일까

분석 대상은 미국의 보험 청구 자료다. 여기서 나온 추가 지출액을 한국 의료보험에 그대로 옮겨 적용할 근거는 없다. 보험 청구에서 계산한 추가 지출과 환자 개인이 더 낸 진료비도 구분해서 읽어야 한다. 한국 독자가 자기 병원비나 보험료 변화를 가늠할 숫자로 보기는 어렵다.

이번 논쟁은 두 가지를 함께 보게 한다. AI가 진료 기록에서 진단을 더 많이 찾아내는 능력, 그리고 그만큼 돈을 더 주는 것이 적절한지다. 앞으로 볼 점은 추가된 진단이 환자의 실제 상태와 치료를 얼마나 정확히 반영했는지다. AI 사용과 지출 증가가 직접 이어지는지, 환자 부담까지 늘었는지는 따로 검증해야 한다.

출처

  1. bcbs.com
  2. bcbs.com
  3. ah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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