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짜 준 일정, 왜 따라가기 힘들까

AI에게 부산 여행 일정을 부탁하면 가고 싶은 곳이 빼곡하게 나온다. 식사하고 쉬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그대로 따라갈 수 있을지 망설여진다. 이럴 때는 여행지와 숙박 일수만 적지 말고, 이미 예약한 시간과 쓸 수 있는 돈을 함께 적어 보자.

이번 시험은 성인 2명이 10월 16~18일 서울에서 부산으로 떠나는 가상 여행이다. 첫날 부산역에 11시 30분 도착하고, 마지막 날 17시에 열차로 떠난다. 숙소는 서면역 근처이고, 첫날 체크인은 15시다. 총예산은 80만 원이다. 여기에 왕복 KTX 24만 원과 숙소 2박 20만 원이 들어 있다. 현지에서는 지하철과 버스를 탄다.

짧게 부탁하면 어떤 답이 올까

2박 3일 부산 여행 일정 짜줘.

이렇게만 부탁했더니 앤트로픽 Claude Opus 5는 둘째 날에 해운대, 청사포, 송정, 해동용궁사, 광안리를 넣었다. 바다를 여러 곳에서 볼 수 있지만 이동과 관광이 쉴 틈 없이 이어진다. 첫날 체크인은 저녁으로 미뤘다. 방문지를 얼마나 줄일지, 숙소에는 언제 들어갈지는 이용자가 다시 판단해야 한다.

오픈AI GPT-6 Astra는 같은 짧은 요청에도 첫날 15시 체크인과 휴식을 넣었다. 예약비를 포함한 80만 원 예산표도 만들었다. 다만 일정이 시간대별 목록이라 이동에만 걸리는 시간과 구간별 비용을 나란히 보기는 어려웠다. 짧게 물어도 쓸 만한 답이 나올 때가 있지만, 원하는 항목이 빠질 수 있다.

예약 시간과 예산을 함께 적자

앞의 가상 여행 정보처럼 날짜, 인원, 예약 내용, 예산을 먼저 적은 뒤 아래 요청을 붙이면 된다. 실제 여행에 쓸 때는 자신의 예약 내역으로 바꾼다.

아래 여행 정보를 바탕으로 2박 3일 부산 여행 일정을 짜 줘.
예약된 열차와 숙소 시간을 기준으로 동선을 잡고, 하루 방문지는 2~3곳으로 제한해 줘.
식사와 휴식 시간, 장소 간 이동 시간을 포함해 줘.
일자별로 시간, 장소, 이동수단, 예상 이동 시간, 예상 비용을 표로 보여 줘.
2명 총예산 80만 원 안에서 교통비와 숙박비를 포함한 예상 합계도 적어 줘.
시간이 빠듯하거나 예산이 넘는 구간이 있으면 조정안을 제안해 줘.

조건을 쓰면 왜 달라질까

첫째, 일정을 짜는 기준이 분명해진다. 예약한 열차와 숙소 시간을 적으면 AI가 맞춰야 할 기준이 생긴다. 앤트로픽 안내서도 원하는 결과와 조건을 분명히 적으라고 권한다. 오픈AI 안내서는 충분한 맥락을 주라고 권한다. 이를 여행에 적용하면 날짜, 인원, 예산 같은 정보가 된다.

둘째, 방문지 수를 제한하고 식사와 휴식을 일정에 넣게 한다. 하루에 여러 지역을 몰아넣는 구성을 줄이려는 장치다. 관광지 목록만 받는 대신 이동하고 쉬는 시간까지 배분하도록 부탁하는 셈이다.

셋째, 표에 담을 항목을 정하면 답을 검토하기 쉬워진다. 시간 옆에 이동수단과 비용이 있으면 어느 구간이 빠듯한지 눈에 들어온다. 구글 안내서도 조건과 답의 형식을 지정하라고 권한다. 물론 표가 자세해졌다고 조건을 다 지켰다는 뜻은 아니다.

두 AI에 직접 시켜 봤더니

흔히 쓰는 프롬프트를 앤트로픽 Claude Opus 5에 넣은 실제 결과 (2026년 9월 24일 실행)

흔히 쓰는 프롬프트를 앤트로픽 Claude Opus 5에 넣은 실제 결과 (2026년 9월 24일 실행). AI 답은 실행할 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고친 프롬프트를 앤트로픽 Claude Opus 5에 넣은 실제 결과 (2026년 9월 24일 실행)

고친 프롬프트를 앤트로픽 Claude Opus 5에 넣은 실제 결과 (2026년 9월 24일 실행). AI 답은 실행할 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고친 프롬프트를 오픈AI GPT-6 Astra에 넣은 실제 결과 (2026년 9월 24일 실행)

고친 프롬프트를 오픈AI GPT-6 Astra에 넣은 실제 결과 (2026년 9월 24일 실행). AI 답은 실행할 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다.

9월 24일에 두 모델에 같은 요청을 넣어 봤다. 고친 요청에 Claude Opus 5와 GPT-6 Astra 모두 이동 시간과 예상 비용을 나눈 표로 답했다. 같은 요청이라도 AI의 답은 매번 조금씩 달라질 수 있다.

GPT-6 Astra는 첫날 방문지를 전포와 서면으로 묶었다. 부산역에서 숙소 방향으로 이동하는 데 35~50분을 잡았다. 15시에 체크인한 뒤 1시간 30분 쉬도록 했다. 짧은 요청의 답에도 체크인과 휴식은 있었다. 달라진 점은 구간마다 이동 시간과 지출을 함께 볼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숙박비 20만 원은 첫날에 한 번만 반영했다는 설명도 붙였다.

Claude Opus 5도 첫날 방문지를 세 묶음으로 정리하고 비용 소계를 적었다. 그런데 15시에는 감천문화마을을 둘러보게 했고, 숙소 체크인은 20시 50분으로 잡았다. 늦게 들어간다고 숙소에 알리라는 설명을 덧붙이기는 했다. 답 앞부분에 고정 일정으로 적어 둔 15시 체크인은 지키지 않은 셈이다. 요청이 구체적이어도 예약 시간과 실제 시간표를 맞춰 보는 과정은 필요하다.

비가 오거나 덜 걷고 싶다면

같은 여행 정보를 두고 우선순위만 바꿔 물을 수도 있다. 비 오는 날에는 실내 방문지를, 걷는 부담을 줄이고 싶다면 하루 방문지 수를 조건으로 넣는다.

위 여행 정보로 비 오는 날에도 즐길 수 있는 부산 2박 3일 일정을 짜 줘. 실내 방문지를 중심으로 이동 시간과 총비용을 표에 넣어 줘.
위 여행 정보로 걷는 시간을 줄인 부산 2박 3일 일정을 짜 줘. 하루 방문지는 2곳 이내로 하고 이동 시간과 총비용을 표에 넣어 줘.

이번 시험에서 달라진 점은 확인할 항목이 늘었다는 것이다. 실제로 쓸 일정표를 고를 때는 예약 시간이 맞는지부터 보고, 이동 시간과 비용을 점검하면 된다. GPT-6 Astra도 고친 요청의 답에서 실시간 요금과 영업시간을 확인하지 않은 추정치라고 밝혔다. 표에 적힌 금액을 확정된 비용으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출처

  1. 공식 프롬프트 안내서 (docs.anthropic.com)
  2. 공식 프롬프트 안내서 (help.openai.com)
  3. 공식 프롬프트 안내서 (ai.google.de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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